서초성결교회, 건축 음향 이야기

이번에 소개할 곳은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서초 성결교회입니다.

요즈음 시내에 위치한 대형 교회들의 추세에 따라 본당을 지하로 설계하였습니다.

본당은 밝은 색으로 마감을 해서 그런지 지하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고 전체적으로 시원하고 환한 느낌을 줍니다.

 

음향의 관점에서 본 마감은

중이층 뒷벽 부분을 아래 사진처럼 다공질 흡음판으로 일부 처리하여 흡음이 잘 되도록 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중이층 천정과 본당 천정은 흡음 뿜칠의 방법으로 마감되었는데 아래 본당에서 올려다보면  흡음재처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중이층에 올라와서 살짝 만져보니 코튼 재질의 마감재인데 색상이 백색이 아니라 아주 연한 갈색에 가까운 색상이었습니다.

아마도 교회에서 특별히 주문한 색을 넣었나 봅니다. 이전에 보던 백색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본당 1층의 강단 뒤 모서리 부분은 다공질 흡음 판넬로 마감하였습니다.

공간의 미적인 부분이나 교회의 예산 때문에 흡음재를 많이 사용할 수 없는 현장에서의 최적의선택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서초 성결교회 음향을 시공하신 분은 독일에서 이지 시뮬레이션를 배워 자격을 취득하신 분이신데, 튜닝 방법이 독특했습니다.

다른 이들과 비교해서 빠른 시간 안에 튜닝을 마칠 수 있었고 결과도 참 좋았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 분께 배워보고 싶습니다.

강단 위와 아래의 벽면인데, 약간의 라운드가 있는 디자인입니다.

라운드를 주는 이유는 몇 가지 음향에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공간의 라운딩을 통해 소리를 매력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중이층과 1층 본당으로 통하는 곳에서 본 발코니의 모습입니다.

건너편에 음향 부스가 보이네요. 음향과 영상부스는 본당 우측 기둥이 있는 곳에 설치되었습니다.

 

사진에서도 나와 있듯이 교회 구조가 강대를 향해 집중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보통 이런 구조는 앞으로 소리가 모이는 특징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도 강대 쪽에 저음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흡음재를 많이 사용해서 조정을 하는데, 이곳은 특이하게도 흡음재가 거의 없는 형태로 마감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소리를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터질듯 뭉쳐있을 저음을 어떻게 컨트롤 할 것인가?

위의 사진은 강단 전면 부분입니다.

강단 바닥에 사용된 재질은 원목 후로링이지만, 흡음 효과를 내기 위해 특수 공법으로 처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전면 뒷벽(LED 스크린이 매입되어 있는 벽)은 인조대리석입니다.

인조 대리석은 소리를 많이 반사시키기 때문에 음향에서는 금기시하는 재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초 성결교회는 울림이 많지 않아 목사님 설교가 명료하고 또박또박 잘 들렸습니다.

그 이유를 찾아보니, 시공할 때 돌과 돌 사이의 간격을 조절하고,  돌 뒷면에 특수한 처리를 하여 흡음이 될 수 있도록 배려를 하였습니다.

겉으로만 보기에는 강단의 아름다움을 위해 음향을 포기한 것이지만, 그 속에는 엄청난 배려가 숨어 있는 아름다운 교회였습니다.

 

많은 교회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할 것이냐 음향적으로 완성도를 높일 것이냐의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들을 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는 비용을 많이 지불해야하거나 음향과 인테리어의 뛰어날 실력자들이 잘 협의해서 결론을 도출하는 어려운 과정이 있지요.

 

하루가 지나고 다시 교회를 찾았더니 스피커가 모두 설치되었고 스피커와 앰프가 연결되고 소리조정까지 모두 끝나 있는 상태였습니다.

 

우선 스피커를 틀어서 소리를 들어봤는데 찬양은 정말 적당한 잔향을 보여주었다.

목사님 마이크를 통해 나는 소리도 중이층에서 들리는 약간의 울림을 제외하고는 훌륭한 소리였습니다.

음향을 위한 여러 가지 배려가 있었던 강단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좋은 소리가 났습니다. 평범한 흡음재와 약간의 배려가 까다로운 공간의 소리를 훌륭하게 만들어 주어 듣는 저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